삼복이 있는 여름철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는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입추(7일)가 지나서 더위가 꺾일까 싶었지만 사람 약 오르게 연일 폭염이 맹위를 떨친다. 기온은 32,3도를 가리키지만 체감은 37, 8도쯤 된다.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농민들도 새벽같이 나가서 오전 10시 전에 일을 마치고 들어와 오후 3, 4시 넘어서 다시 농장으로 가는 게 나름 더위를 피해 일하는 방법이 된 지 오래다.
지난 11일에도 밖은 33도가 넘었다. 입추가 지나니 더위가 조금 덜하다 싶었지만 밖에 조금만 서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다.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3시 15분경 수한면 거현2리 마을 앞. 1천200평에서 고추를 재배한다는 김홍광(68)씨는 새벽 5시 30분부터 들녘에 나가 수확해온 고추를 세척하기 위해 사위 문성우(43, 서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고추 건조기 주변의 물이 담긴 큰 고무 함지박에서 외손자 문태혁(9살)군과 외손녀 문로아(6살)양이 놀고 있다.
이제 겨우 9살인 태혁군은 등목을 알까? 아빠 문성우씨가 아들 등에 물을 뿌려 더위를 식혀준다, 등목을 시켜준 것이다. 딸 로아도 재미있는지 자신도 해보겠다며 오빠 태혁군에게 물을 뿌린다.
태혁군은 시원했을까? 물을 뿌리자 까르르 웃는다. 시원함보다 재미를 느꼈나보다. 과거의 아빠와 요즘의 아들을 보는 장면이다.
방학을 맞아 외갓집에 온 문태혁군과 문로아양, 그리고 장인어른의 일손을 도와주는 문성우씨의 2024년 8월 11일 여름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