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서 한일
봄이 와서 한일
  • 보은사람들
  • 승인 2024.04.18 09:59
  • 호수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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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들어 날씨가 제법 따듯해지더니 순서도 없이 꽃들이 마구마구 피어난다. 전에는 산수유가 먼저 피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고 뒤이어 벚꽃이 피고 그 다음 복사꽃이 피더니 지금은 모두모두 함께 꽃이 피어 산과 들이 환하다. 꽃구경을 굳이 가지 않아도 눈만 돌리면 꽃 천지다.
그래도 이웃과 함께 읍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에 다녀왔다. 축제 때는 피지 않아서 그 때 간 것이 아니라 꽃이 핀 다음에 간 것이다. 밤에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나와 있었다. 모처럼 꽃구경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고 왔다.
봄이 되니 얼마 안 되지만 농사일이 걱정이다. 지난 휴일에는 고추랑 고구마 심을 밭을 만들었다. 밭이랑을 만들고 거름과 비료를 뿌리고 비닐을 씌웠다. 먹을 것만 한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정말 농사일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툰 농사일이라 이것저것 심을 밭이랑을 조금 만드는데도 하루 종일이 걸렸다. 그리고 힘이 들어 그 다음 날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얻은 깨달음은 욕심 부리지 말고 사는 것이다. 그래도 나누어 먹을 데가 많으니 자꾸 조금 더 조금 더 하다 보니 몸이 힘든 것이다. 
밭가 언덕에는 호박씨도 심고 오이씨도 심었다. 이제 가지 두어 개 사다 심고, 토마토 3그루 정도 심고, 옥수수도 심어야 여름휴가 때 아이들과 함께 맛나게 먹으리라.
나리꽃 화분을 몇 년째 그대로 두었더니 꽃이 피면 꽃이 넘치고 넘친다. 그걸 보고 동시를 쓰기도 했다. 꽃이 줄줄 넘친다고, 얼른 꽃을 잠가야 한다고.
꽃을 잠그기 위해 나리꽃 화분을 쏟아서 몇 개의 화분에 옮겨 심었다. 올해는 꽃이 줄줄 넘치게 피지는 않고 화분 안에서 적당히 피리라. 며칠 지나니 꽃보다 예쁜 잎들이 뾰족뾰족 잎을 내민다. 
공약만 무성했던 선거가 지나갔다. 선거철만 되면 말만 무성하다. 안 되는 게 없고 못 해줄게 없다. 선거만 지나면 말잔치는 끝난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누가 이기고 누가 졌든 선거는 끝났다. 말잔치도 끝났다.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정치는 아닌지, 정치를 하는 분들은 자기 자신을 뒤돌아봤으면 좋겠다. 어깨에 힘은 좀 빼시고!
겨우내 추워서 앉은뱅이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았다. 그러다가 봄이 오고 추위가 물러가서 작은 접이 책상을 꺼내 먼지를 닦아서 창을 바라보게 두었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봐도 등이 춥거나 발이 시리지 않다. 아주 작은 책상이라 책 한 권과 차를 우려먹을 찻잔을 두어도 꽉 차지만 나는 이 작은 책상이 좋다. 이것저것 올려놓을 수 없어 좋고 작은 것이 주는 소박함이 좋다. 작은 것이 주는 편안함, 욕심내지 말고 살아야지 하는 내 마음과 닮아서 좋다.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것들이 몸을 푼다. 사람도 그렇고 산과 들이 그렇고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모두 그럴 것이다. 혹독한 추위가 있으면 더 따뜻한 봄날은 반듯이 온다. 추운 겨울이 있어서 봄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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