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민들은 독하지 못하다. 참 착하다. 무슨 얘기냐 하면 보은↔청주 구간의 주 도로로 4차선 도로를 이용했는데 보은국토관리사무소가 터널 외부의 산사태를 이유로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시킨 지 4개월이 다 돼가는데 불편 감수가 당연한 듯 제대로 강하게 항의하지 않는 등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보은↔청주간 운행을 위해 국도, 지방도, 군도를 돌고 또 돌아다니느라 불편을 겪지만 체념한 듯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느낄 정도.
충북도로관리사업소남부지소가 관리하는 내북 이원리 낙석 구간 지방도는 청리방향으로만 한방향 통행을 실시해 다소 숨통이 틔었으나 불편은 여전하다.
터널보수공사 시행청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보은국토관리사무소는 당초 10월말경 양방향 중 한쪽인 청주 방향 개통을 예상했으나 안전보강, 설계지연 등으로 공사가 늦어짐에 따라 11월말에나 가서야 한쪽 방향 통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이 터널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하루 9천여 대가 넘는 차량(지난해 교통량조사 기준)이 구불구불한 편도 1차로 도로를 우회통행 하면서 적게는 30분 가량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4차선 국도의 차단으로 인해 겪는 불편은 차량 운전자 뿐만 아니다. 산외면 봉계~구티~길탕~중티~이식~적음~창리 구간 주민들은 교통사고의 위험 때문에 통행에 불안을 느낄 정도다.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 특성상 주민 대부분이 노인들로 거동 불편에 따라 지팡이를 짚거나 보행보조기를 이용해서 통행하는데 속도가 높은 차량이 통행할 때마다 보행을 멈추고 갓길 먼 곳에 서있다가 차가 지나가면 보행할 정도다.
농기계 운행도 불안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농기계는 차량보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빠른 속도로 뒤따라 붙는 차량을 대할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회 구간 곳곳에서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이나 관광차량이 몰리는 주말엔 교통체증까지 빚어져 더욱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터널 외부는 하천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토사가 떨어지지 않도록 가벽만 설치한다면 얼마든지 통행할 수 있는 것을 주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행정편의만 생각하는것 아니냐고 말하고 고속도로나 대도시 도로 공사는 야간시간까지 집중 시행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공사를 마치는데 봉계터널 공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고 있다.
주민들은 또 국토관리사무소 직원 중 한 명이라도 청주에서 출퇴근을 하거나 서울 등 대도시에서 봉계터널과 같은 보수현장이 있다면 이렇게 늑장 공사를 하지 않고 최소 한 방향 통행은 벌써 시켰을 것이라며 이는 보은군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발끈했다.
보은국토관리사무소측은 "날씨와 흘러내린 터널 위쪽 부분을 전문인력이 매달려 작업을 하는 등 변수 발생으로 공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오는 12월 말까지 양방향 개통을 목표로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동절기와 맞물려 공사가 내년 2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봉계터널 통행에 대한 주민들의 학수고대는 계속될 처지다.
한편 지난 10월 보은군 산외면 이장협의회와 사회단체 회원들은 “통행 불편이 지속되는 데도 관계기관은 늑장 대응하고 있다”면서 “양방향 개통이 어렵다면 한쪽이라도 먼저 열어 달라”고 촉구했으나 그로 부터도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면통제하고 있다.
보은군도 최재형 군수를 비롯해 관계 공무원들은 수차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보은국토관리사무소, 도로관리사업소 남부지소 등을 방문해 주민 불편 사항과 군의 입장을 전하며 한쪽 방향 우선 통행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역시 봉계터널은 여전히 공사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