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제천 백운산임도- MTB코스와 생태숲으로 발길모으다
①제천 백운산임도- MTB코스와 생태숲으로 발길모으다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1.08.04 10:12
  • 호수 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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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道에 건강과 문화를 입히다, 林道를 주민의 품으로.

 

보은군은 속리산, 구병산, 금적산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을 비롯해 주위에 크고 작은 산들로 둘러싸인 분지지역으로 약 403,358㎢(군 면적의 70%)의 임야와 숲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임야 속에는 23개 구간 약 75㎞에 달하는 임도(林道)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임도와 숲은 본래 역할에만 충실할 뿐, 주민들을 위한 임도와 숲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도에 꽃길과 쉼터를 조성하고 이와 연계된 생태숲이나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휴식과 여가의 공간으로, 보은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꼭 들려봐야 하는 명소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산림보호 및 경영을 위해 개설된 임도에 건강과 문화의 테마가 입혀진 특색 있는 임도와 아름다운 숲의 사례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충청북도 제천시와 강원도 원주시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백운산(1천87m)은 충북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골짜기가 깊고 넓은 품을 자랑하고 있다.

골이 깊고 산이 넓다 보니 당연히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발달해 여름 피서지로 유명한 덕동계곡이 이곳에 있다. 하지만 백운산 자체는 전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백운산에는 6~7능선을 따라 약 60㎞의 임도가 조성되어 있다. 이 임도가 전국 베스트 10으로 꼽히는 산악자전거(MTB) 코스로, 주말이면 MTB 동호회원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또한 백운산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이자, 덕동계곡 상류에는 덕동생태숲이 조성되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주민들이나 자녀들에게 생태관련 교육을 시켜주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의 발길이 오가고 있다.

백운산은 도유림(道有林)이 대부분으로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소장 안광태)가 관리주체이다. 현재 분소개념의 산림조성팀(팀장 배면수)이 배치되어 백운산임도와 덕동생태숲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충주에서 제천을 잇는 국도 38호선을 따라 가다가 박달재터널 직전에 지방도 402호선으로 갈아타면 곧바로 제천시 백운면 소재지인 평동리가 나온다.
이곳부터 약 17㎞을 하천을 따라 이동하면 덕동계곡을 지나 백운산임도와 덕동생태숲을 만날 수 있다.

 

#베스트10으로 꼽히는 MTB 명소

제천 백운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계곡이 깊고 넓은 지역을 안고 있는 산이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백운산은 작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계곡수들이 부채꼴로 모여들다가 덕동교부터 피서지로 유명한 덕동계곡이 시작되고 있다. 이렇게 백운산은 손바닥을 편 모양의 산세여서 약 60㎞정도의 임도가 덕동교를 중심으로 순환되는 구조이다.
백운산 임도는 1990년부터 매년 2~5㎞씩 조성되기 시작해 지금의 57㎞에 이르고 있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 백운분소(덕동생태숲 관리소)에서 시작하는 백운산임도 MTB코스는 시계방향으로 일주를 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펼친 손바닥 모양과 비슷해, 손가락 하나씩이 약 10㎞의 단일코스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이 소요된다. MTB동호인들이 당일 일정과 컨디션을 감안해 손가락 하나씩을 추가해 자전거를 탄다고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덕동리 코스를 벗어나, 운학리 코스로 접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산세가 험해지고 오르내리는 표고차가 심해진다.

이미 3~4시간동안 자전거를 타 지친 상태에서 추가로 이런 험로를 약 30㎞, 5~6시간을 더 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곳 백운산임도는 1번에 완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전체 약 60㎞코스를 2~3회로 나누어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스 대부분이 6~7부 능선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조망이 탁 트여 백운산 이곳저곳을 한눈에 가늠해볼 수 있다.

임도는 잘 관리되어 있어 상태가 좋고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아 산악자전거 초보자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코스 도중에는 '달빛소나타’로 이름이 붙은 코스가 있는데, 등산객들이 다니지 않아 원시 그대로의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는 백운산임도가 산악자전거 코스로 이용되는 것을 위해 특별히 조성한 것은 없다.

다만 지나온 거리와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얼마나 되는 지 가늠할 수 있도록 500m마다 안내표지판을 세웠다. 또한 약 2㎞마다 비와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해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나 등산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배면수 팀장은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 미동산수목원에 MTB용 코스를 별도로 개설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운산임도에는 별도의 편의시설을 설치한 것은 없으며, 관련 예산도 세우기 쉽지 않다"면서 “다만, 백운산을 찾는 주민 및 관광객들이 요구하는 민원은 가급적 수용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산림조성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영대(58) 주사는 백운산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MTB 마니아가 됐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그 흔한 뱃살도 없다.

평소 임도관리 및 순찰에는 관용차량을 이용하지만, 날씨가 좋은 날에는 60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산악자전거를 타고 순찰에 나서기도 한다.

김 주사는 “백운산임도는 산의 정상부근에 조성되어 있지만,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고 험한 길이 없어 MTB 초보자들도 쉽게 라이딩이 가능한 곳이다"며 “한달에 1~2회씩 산악자전거를 타고 임도순찰에 나설 때면 맑고 시원한 공기와 탁 트인 풍경에 매료되기도 한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했다.

매년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은 산불조심기간으로 임도 출입을 금하고 있지만, 산악자전거 동호회에서 단체 입도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화기 취급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다짐서를 받은 후 허락하기도 한다.  산이 깊고 코스가 긴데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이 많아 종주 계획을 잘 세우고 음식과 비상비품을 잘 준비해야 한다.
백운산임도에서는 곳곳에 맑은 계곡수가 흘러내려 별도의 식수를 필요치 않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숲

충북산림환경연구소는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곳’을 모토로 백운산 덕동계곡 주변에 서식하는 곤충, 동식물의 자연생태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덕동생태숲을 만들었다.

2003년부터 6년에 걸쳐 도유림 250ha에 56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덕동생태숲에는 생태숲전시관, 산림욕장, 숲관찰데크, 생태관찰로, 목공예체험장, 숯가마체험장 등을 갖췄다.

생태숲 주변에는 조경수목, 약용식물, 산야초 등이 즐비하고 수달, 멧돼지, 노루 등의 동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보은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발견되면 뉴스거리가 될 정도지만, 이곳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

백운산은 중부 내륙지역에 위치하고 사계절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산촌지역으로, 주변의 구학산, 시랑산, 십자봉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능선을 이루고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들 등산객들이 산행을 시작하거나 끝내면서 덕동생태숲을 들리는 주 고객들이 되고 있다. 요즘은 피서철을 맞아 덕동계곡을 찾은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삼삼오오 덕동생태숲을 자주 찾고 있다.

덕동생태숲에서는 숲해설사 2명을 채용하여 이들 방문객들에게 숲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주고 있다.

생태숲전시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문정옥 해설사는 “각각의 나무에 대한 특징을 설명해주고 숲이 녹색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등 숲의 중요함을 설명해줄 때, 열심히 듣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고, 숲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생각한다"며 “특히 백운산에서 나는 목재 부산물을 재료로 핸드폰걸이, 호각, 장식문 등을 만드는 목재체험교실은 어른아이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면서 숲해설사로서의 보람을 말했다.

덕동생태숲에는 휴양림 같은 별도의 숙박시설이 없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배면수 팀장은 “일단 덕동계곡 주변에 맨션 등 많은 숙박시설이 있고, 또한 생태숲내에 숙박시설이 생기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는 방문객들로 생태숲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현재로서는 숙박시설 조성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에서는 덕동생태숲을 원시상태로 보존하면서도 방문객들의 심신휴양과 자연탐사, 체험학습 등 생태교육장으로 좀더 활용하여 도내 대표적인 환경친화적 명소로 자리잡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미흡했던 생태숲 홍보에도 신경을 쓰고, 가족 및 학교단위 체험방문객의 유치에 노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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